"신도복 좀 바꿔봅시다"
2004.08.10 16:00 입력 발행호수 : 352 호 / 발행일 : 1995-12-20
불교의상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위한 불교의상예술제가 부산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번 불교의상 패션쇼는 전통 속에 녹아든 우리옷과 우리멋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덧입기를 통해 계절에 관계 없이 자유로이 입을 수 있고 또 색상과 소재도 얼핏 낡아 보이지만 은은한 멋을 느끼게 하는 개량의상들이 선보여 우리 전통 복식에 대한 그리움을 확인시켜 줬다.
부산불교텔레비전(대표 우판수)은 14일 오후 부산 남구 남천동 KBS홀에서 각 종파 스님, 신행단체 관계자, 일반 신도등 3천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불교의상예술제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각 종파별 주지급 스님 20명과 신행단체장 일반신도 등 1백 명이 모델로 참가, 이채를 띠었다.
또 배용 이숙희 콜렉션 상우 오리강 쁘레르 지승희콜렉션 라메르 레빌롱등 부산지역 유명디자이너들의 작품과 한복의상들도 함께 무대에 올려져 관심을 모았다.
이날 발표된 불교관련 의상은 승복 20점, 신도복 43점, 상복 22점, 한복 30점, 일반브랜드 30점 등 총 1백50여점이다.
승복은 원복사가 제작한 것으로 조계종 천태종 태고종 진각종 총지종 등 각 종파별로 현재 스님들이 품계에 따라 달리 입고 있는 금란사가 대가사 홍가사 반가사 오조가사 등이 선보였다.
신도복과 상복은 우리옷 문화연구원 김현숙씨의 작품으로 불교신도들이 각종불교행사와 관혼상제 때 입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평상복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라시대의 옷을 연상케하는 이들 작품은 목을 소재로 사용했고 색상은 천연염색을 통해 계절을 타지 않는 은은함을 담아냈다.
김씨는 "염색작업 중 문헌으로만 전해오던 오방색인 괴색을 찾아냈다"고 말하고 "청 황 적 백 흑의 다섯가지 정색을 피한 오방색을 이번 전시회 출품작에 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상복은 모시나 삼베류가 아닌 목을 소재로 사용했고 색상도 검정색에 가깝게 처리,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도록 해 불교의 생사관을 표현했다.
다만 흰머플러와 치마에 흰띠를 달아 상복 분위기를 연출했고 끝난 후에 이들만 태우도록 고안됐다.
불교텔레비전 이영구총괄국장은 "신도들이 불교행사때 주로 회색 몸뻬를 입고 있어 불교계에 신도복 개량문제가 줄곧 제기돼 왔다"고 소개하고 "이번 행사에서는 신도복에 초점을 맞췄지만 내년엔 개량된 승복, 더욱 품위와 멋을 살린 신도복 등을 선보여 불교의상의 대중화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